좋은 시 느낌하나

11월 / 이외수

종이연 2022. 11. 27. 21:02

11월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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