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오월의 끝자락을 /김일선

종이연 2024. 5. 31. 16:32

오월의 끝자락을

 

김일선

 

비 개인 오후

이슬비 머금은 수 백송이 넝쿨 장미

 

활짝 벌려 한껏 품어낸 향기가

송이송이 엉켜 부풀어 올라

속살을 들어내 보인 채

회색 빛 도시의 하늘 미풍 따라

서재 창가에 스미어든다

 

오월의 끝자락에 감긴 향기는

사무친 그리움에 저미는 가슴

돌아보는 세월만큼 긴 터널 속

어두운 추억에 한 줄기 빛이 되는 구나

 

내 영혼을 부르던 그대 강열한 눈빛

이제는 마주칠 수 없지만

소리 없이 날리는 꽃비 속에

밀어인양 귓가에 듣고 싶다

 

노을 없이 어두워진 골목 하늘

가로등 아래 검붉은 색의 변조는

또 한 폭의 끝자락을 감추려 하는가?

 

아! 오월의 끝자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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