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종이연 2024. 12. 5. 20:45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 쭈뼛쭈뼛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오세영  (0) 2024.12.07
12월의 독백 / 오광수  (1) 2024.12.06
12월 / 박재삼  (0) 2024.12.04
겨울 사랑 /문정희​  (0) 2024.12.03
12월의 시 / 이해인  (0) 202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