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하영순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한 장 남은 달력 속에 만감이 교차한다.
정월 초하룻날 어떤 생각을 했으며 무엇을 설계했을까
지나고 보면 해 놓은 일은
아무것도 없고 누에 뽕잎 갉아먹듯
시간만 축내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다
죄인이다 시간을 허비한 죄인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냐
보석에 비하랴
금 쪽에 비하랴
손에든 귀물을 놓쳐 버린 듯
허전한 마음
되돌이로 돌아올 수 없는
강물처럼
흘러버린 시간들이 가시 되어 늑골 밑을 찌른다.
천년 바위처럼 세월에 이끼 옷이나 입히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문틈으로 찾아드는 바람이 차다
서럽다!
서럽다 못해 쓰리다
어제란 명제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가?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중턱에서 /오정방 (0) | 2024.12.17 |
---|---|
12월 / 반기룡 (0) | 2024.12.16 |
12월은 / 하영순 (0) | 2024.12.13 |
12월/ 임영준 (0) | 2024.12.12 |
12월 어느 오후/ 손석철 (0) | 202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