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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중턱에서 /오정방

12월 중턱에서  오정방몸보다 마음이 더 급한 12월, 마지막 달달려온 지난 길을 조용히 뒤돌아보며한 해를 정리해보는 결산의 달무엇을 얻었고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누구를 사랑했고누구를 미워하지는 않았는지이해할 자를 이해했고오해를 풀지 못한 것은 없는지힘써 벌어들인 것은 얼마이고그 가운데서 얼마나 적선을 했는지지은 죄는 모두 기억났고기억난 죄는 다 회개하였는지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고최선을 다한 일에 만족하고 있는지무의식중 상처를 준 이웃은 없고헐벗은 자를 외면하지는 않았는지잊어야 할 것은 기억하고 있고꼭 기억해야할 일을 잊고 있지는 않는지이런 저런 일들을 머리 속에 그리는데12월의 꽃 포인세티아낯을 붉히며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오늘(2024,12,17)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다윗의 자손이며 아브라함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마태 1,1) 주님!보이는 인간의 역사 안에 보이지 않는 당신의 역사를 보게 하소서.세세대대로 베풀어진 당신의 자비를 보게 하소서.그 자비의 사슬 안에서 당신의 감실을 보게 하소서.그들 모두가 당신이 담겨 있는 성합임을 보게 하소서.오늘, 제 심장의 고동소리와 말과 발걸음과 손짓 모두가 당신의 자비를 엮어내는 사슬이 되게 하소서.오늘, 제 안에 새겨진 당신 자비의 얼굴을 뵙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17

12월 / 반기룡

12월   반기룡 한 해를 조용히 접을 준비를 하며달력 한 장이 물끄러미 내려다본다며칠 후면 세상 밖으로사라질 운명이기에 더욱 게슴츠레하고홀아비처럼 쓸쓸히 보인다다사다난이란 단어를 꼬깃꼬깃가슴속에 접어놓고아수라장 같은별종들의 모습을 목격도 하고작고 굵은 사건 사고의 연속을앵글에 잡아두기도 하며허기처럼 길고 소가죽처럼 질긴시간을 잘 견디어 왔다애환이 많은 시간일수록보내기가 서운한 것일까아니면 익숙했던 환경을쉬이 버리기가 아쉬운 것일까파르르 떨고 있는 우수에 찬 달력 한 장거미처럼 벽에 바짝 달라붙은 채병술년에서 정해년으로바통 넘겨 줄 준비하는 12월 초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