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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공허 / 오경택

12월의 공허  오경택남은 달력 한 장짐짓 무엇으로 살아왔냐고되물어 보지만돌아보는 시간엔숙맥 같은 그림자 하나만덩그러니 서 있고비워야 채워진다는 진실을알고도 못함인지모르고 못함인지끝끝내 비워내지 못한 아둔함으로채우려는 욕심만 열 보따리 움켜쥡니다내 안에 웅크린 욕망의 응어리는계란 노른자위처럼 선명하고뭉개도 뭉그러지지 않을묵은 상념의 찌꺼기 아롱지는12월의 공허작년 같은 올 한 해가죽음보다 진한 공허로벗겨진 이마 위를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