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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도 /목필균

12월의 기도  목필균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여기다 풀어놓습니다.재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숨이 찹니다.겨울 바람 앞에도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 같이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오늘(2024,12,2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행복하십니다, ~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루카 1,45)​행복하십니다, 어머니!경청만 하신 것이 아니라, 믿고 영접하셨으니 행복하십니다.믿고 영접한 것만이 아니라, 순명하셨으니 행복하십니다.순명한 것만이 아니라, 이루어지기를 희망하셨으니 행복하십니다.오늘 제가 당신의 희망을 품고, 행복의 찬미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21

12월의 공허 / 오경택

12월의 공허  오경택남은 달력 한 장짐짓 무엇으로 살아왔냐고되물어 보지만돌아보는 시간엔숙맥 같은 그림자 하나만덩그러니 서 있고비워야 채워진다는 진실을알고도 못함인지모르고 못함인지끝끝내 비워내지 못한 아둔함으로채우려는 욕심만 열 보따리 움켜쥡니다내 안에 웅크린 욕망의 응어리는계란 노른자위처럼 선명하고뭉개도 뭉그러지지 않을묵은 상념의 찌꺼기 아롱지는12월의 공허작년 같은 올 한 해가죽음보다 진한 공허로벗겨진 이마 위를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