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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 반기룡

12월   반기룡 한 해를 조용히 접을 준비를 하며달력 한 장이 물끄러미 내려다본다며칠 후면 세상 밖으로사라질 운명이기에 더욱 게슴츠레하고홀아비처럼 쓸쓸히 보인다다사다난이란 단어를 꼬깃꼬깃가슴속에 접어놓고아수라장 같은별종들의 모습을 목격도 하고작고 굵은 사건 사고의 연속을앵글에 잡아두기도 하며허기처럼 길고 소가죽처럼 질긴시간을 잘 견디어 왔다애환이 많은 시간일수록보내기가 서운한 것일까아니면 익숙했던 환경을쉬이 버리기가 아쉬운 것일까파르르 떨고 있는 우수에 찬 달력 한 장거미처럼 벽에 바짝 달라붙은 채병술년에서 정해년으로바통 넘겨 줄 준비하는 12월 초하루

오늘(2024,12,16)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마태 21,23)​주님!타인의 권한을 따지기보다 그에 대한 내 사랑의 무게를 따지게 하소서!타인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 나의 사랑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가리게 하소서.타인을 저울질하기보다 가려진 제 위선의 무게임을 재게 하소서.저울 위에 타인을 올려놓기보다 오만함으로 쌓여 있는 제 속셈과 거짓을 올려놓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16

12월은 / 하영순

12월은  하영순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한 장 남은 달력 속에 만감이 교차한다.정월 초하룻날 어떤 생각을 했으며 무엇을 설계했을까지나고 보면 해 놓은 일은아무것도 없고 누에 뽕잎 갉아먹듯시간만 축내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다죄인이다 시간을 허비한 죄인얼마나 귀중한 시간이냐보석에 비하랴금 쪽에 비하랴손에든 귀물을 놓쳐 버린 듯허전한 마음되돌이로 돌아올 수 없는강물처럼흘러버린 시간들이 가시 되어 늑골 밑을 찌른다.천년 바위처럼 세월에 이끼 옷이나 입히자생각하면 생각할수록문틈으로 찾아드는 바람이 차다서럽다!서럽다 못해 쓰리다어제란 명제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