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영조 올 데까지 왔구나막다른 골목피곤한 사나이가 홀로 서 있다훤칠한 키에 창백한 얼굴이따금 무엇엔가 쫓기듯시계를 자주 보는 사나이외투깃을 세우며 서성거린다꽁꽁 얼어붙은 천지엔하얀 자막처럼 눈이 내리고허둥지둥 막을 내린 드라마올해도 나는 단역이었지뼈빠지게 일하고 세금 잘 내는뒤돌아보지 말자더러는 잊고더러는 여기까지 함께 온사랑이며 증오는이쯤에서 매듭을 짓자새로운 출발을 위해입김을 불며 얼룩을 닦듯온갖 애증을 지우고 가자이 춥고 긴 여백 위에이만 총총 마침표 찍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