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5820

유년의 부활절 / 손희락

유년의 부활절 손희락 배고팠던 어린 시절 십자가 빛나는 삶은 계란 햇볕 드는 책상 위에 모셔 놓고 노란 병아리 탄생을 기도했었다 졸린 눈 비비며 몇 번씩 확인하며 껍질 깨지기를 기다렸다는 것은 부활에 대한 확신을 가진 증거이지만 긴 세월, 예수를 믿었어도 그때의 믿음만큼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 이번 부활절엔 유년의 신앙 회복하고 싶다

내 믿음의 부활절/유안진

내 믿음의 부활절 유안진 지난겨울얼어죽은 그루터기에도새싹이 돕습니다말라 죽은 가지 끝굳은 티눈에서도분홍 꽃잎 눈부시게 피어납니다저 하찮은 풀포기도거듭 살려내시는 하나님죽음도 물리쳐 부활의 증거 되신 예수님깊이 잠든 나의 마음말라죽은 나의 신앙도살아나고 싶습니다당신이 살아나신 기적의 동굴 앞에이슬 젖은 풀포기로부활하고 싶습니다그윽한 믿음의 향기풍겨내고 싶습니다해마다 기적의증거가 되고 싶습니다

부활소곡 / 이해인

부활소곡 이해인 봄이 누운 산허리에부활의 기쁨이진달래로 피는 새벽당신을 모신 내 마음은생명의 향기에 취해먼 데서도 이웃을 부르는천리향 꽃의 기도해마다 내가 죽지 못한 부끄러움에얼굴을 못 드는 부활절 아침나는 죄인이어도당신이 사랑이어서또다시 나를 살게 하는찬미의 힘찬 노래거듭나게 하는 노래알렐루야 알렐루야 !!

부활절 아침의 기도 / 박목월

부활절 아침의 기도 박목월​​주여저에게이름을 주옵소서.당신의부르심을 입어저도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주여주여주여태어나기 전의이 혼돈과 어둠의 세계에서새로운 탄생의빛을 보게 하시고진실로 혼매한 심령에눈동자를 베풀어주십시오.​´나´라는이 완고한 돌문을열리게 하옵시고당신의 음성이불길이 되어저를 태워 주십시오.​그리하여바람과 동굴의저의 입에신앙의 신선한열매를 물리게 하옵시고당신의 부르심을 입어저도무엇이 되고 싶습니다.​주여간절한새벽의 기도를 들으시고저에게이름을 주옵소서.​

부활절에/ 김현승

부활절에 김현승 당신의 핏자욱에선꽃이 피어 - 사랑 꽃이 피어,땅 끝에서 땅 끝에서당신의 못자욱은 우리를 더욱당신에게 열매 맺게 합니다. 당신은 지금 무덤 밖온 천하에 계십니다 - 두루 계십니다. 당신은 당신의 손으로로마를 정복하지 않았으나,당신은 그 손의 피로 로마를 물들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지금 유태인의 옛 수의를 벗고모든 4월의 관(棺)에서 나오십니다. 모든 나라가지금 이것을 믿습니다.증거로는 증거할 수 없는 곳에모든 나라의 합창은 우렁차게 울려 납니다. 해마다 삼월과 사월 사이의훈훈한 땅들은,밀알 하나가 썩어서 다시 사는 기적을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이 파릇한 새 목숨의 순(筍)으로....

부활-4월에 /김용택

부활 김용택ㅡ 4월에 피 묻어 선연한 새벽 낯빛들찢긴 가슴 펄럭여그리운 그 얼굴들 그리워밤이면 밤마다 잠 못 이루고날이면 날마다 걷던 걸음우뚝우뚝 멈춰서는소쩍새 길길이 울어 넘는삼사오월 거 고갯길펄펄 죽은 몸 펄펄 살아잡는 손 풀뿌리 뿌리치며한 많은 고개산, 산 넘고 물, 물건너훌훌 단숨에 타는 가슴불길로 오라못견디게 그리운새벽 낯빛 그 고운 얼굴들

부활송 /구상

부활송 구상 죽어 썩은 것 같던매화의 옛등걸에승이릐 화관인 듯꽃이 눈부시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저렇듯 죽어도 죽지 않고또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느니당신이 몸소 부활로 증거한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진리는 있는 것이며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며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우리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은 헛되지 않으며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우리의 삶은 허무의 수렁이 아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진지구의 어느 변두리에서나는 우리의 부활로써 성취될그날의 우리를 그리며황홀에 취해 있다

4월과 5월 / 박정만

4월과 5월 박정만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봄꽃보다 찬란하게 사라져간 너를 그린다그린 듯이 그린 듯이너는 라일락 꽃잎 속에 숨어서라일락 꽃잎 같은 얼굴로 웃고 있지만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너는 나를 그리며 더 큰 웃음을 웃고 있지만네가 던진 함성도 돌멩이도 꿈 밖에 지고모호한 안개, 모호한 슬픔 속으로저 첫새벽의 단꿈도 사라지는 것을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사라진다4월과 5월 사이, 사랑아세월의 앙금처럼 가라앉아그것이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되고그 뿌리 속에 묻어 둔 불씨가 되는 너를 그린다 그린 듯이 그린 듯이너는 라일락 꽃잎 속에 숨어서라일락 꽃잎 같은 얼굴로 웃고 있지만파아란 보랏빛 얼굴로 웃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