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 도종환 -
견우 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땅에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 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에 나눠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 시집 <접시꽃 당신> (1986) -
- 도종환 -
견우 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땅에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 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에 나눠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 갈고 씨 뿌리고 땀 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 시집 <접시꽃 당신> (1986) -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수국꽃 / 김용택 (0) | 2007.07.17 |
---|---|
야트막한 사랑 / 강형철 (0) | 2007.07.17 |
술보다 독한 눈물 (0) | 2007.07.15 |
장마 (0) | 2007.07.15 |
청포도 (0) | 2007.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