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값 / 신천희
어머니
당신의 뱃속에
열 달동안 세들어 살고도
한 달치의 방세도 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몇 년씩이나 받아먹은
따뜻한 우유값도
한 푼도 갚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
이승에서 갚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저승까지
지고 가려는 당신에 대한
나의 뻔뻔한 채무입니다
어머니
당신의 뱃속에
열 달동안 세들어 살고도
한 달치의 방세도 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몇 년씩이나 받아먹은
따뜻한 우유값도
한 푼도 갚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
이승에서 갚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저승까지
지고 가려는 당신에 대한
나의 뻔뻔한 채무입니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음마 걸음마/이덕규 (0) | 2008.02.10 |
---|---|
눌변(訥辯) / 성선경 (0) | 2008.02.03 |
산 넘어 저쪽 /칼 붓세 (0) | 2008.02.01 |
삶의 목적과 이유가 불분명해 보이는 이유는 (0) | 2008.01.28 |
바이블 벨트 /랭스턴 휴즈 (0) | 2008.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