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1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1992년>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35』(조선일보 연재, 2008)
[현대시 100년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詩 1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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