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
조재훈
날은 저물고
이름 모를
어린 새 한 마리
겨울산을 넘는다.
가파른 벼랑
쉬지도 못하고
꺼이꺼이 울며
장군처럼 버티고 선
겨울산을 넘는다.
집집마다
꽁꽁 문은 잠기고
대추나무 끝에
찢겨져 연이 울 뿐.
어깻죽지로
간신히 어둠을 밀어내며
빚더미처럼 쌓인
겨울산을 넘는다.
이고 지고 빈손
사십 한평생
울다 간 울 엄니
해 다 진 겨울 저녁
뒤돌아보며, 뒤돌아보며
빈 겨울산을 홀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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