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삼월' / 고영

종이연 2024. 3. 12. 19:55

'삼월'

 

고영

조용한 간이역에
개나리꽃이 무더기로 피었다

기차보다 은밀한 창을 달고
기차보다 먼저 기적을 울리고
기차보다 먼저 흔들리고
기차보다 먼저 괴로워하고
기차보다 공격적인,
기차보다 다분히 혁명적인,

개나리꽃들이
간이역 철길 위에
급진적으로 피어 있다

개나리꽃들이
연좌농성 중인 봄날
급진적인 삼월!

- 고영, 『산복도로에 쪽배가 떴다』(천년의시작,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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