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4월 엽서 /정일근

종이연 2024. 4. 22. 20:43

4월 엽서

 

정일근

 

막차가 끝나기 전에 돌아가려 합니다

그곳에는 하마 분분한 낙화 끝나고 지는 꽃잎 꿏잎 사이

착하고 어린 새 잎들 눈뜨고 있겠지요

바다가 보이는 교정 4월 나무에 기대어

낮은 휘파람 불며 그리움이 시편들을 날려보내던

추억의 그림자가 그곳에 남아 있습니까

작은 바람 한 줌에도 온 몸으로 대답하던 새 잎들처럼

나는 참으로 푸르게 시의 길을 걸어

그대 마을로 가고 싶었습니다

날이 저물면 바다로 향해 난 길 걸어

돌아가던 옛집 진해에는 따뜻한 저녁 불빛 돋아나고

옛 친구들은 잘 익은 술내음으로 남아 있겠지요

4월입니다

막차가 끝나기 전에 길이 끝나기 전에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의노래 /곽재구  (0) 2024.04.24
4월의 소리 /유안진  (0) 2024.04.23
4월에 내리는 눈 /안도현  (0) 2024.04.21
4월에 내리는 눈 / 조준수  (0) 2024.04.20
4월, 그 주말의 풍경 /김용재  (0) 2024.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