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청포도(靑葡萄) / 이 육 사

종이연 2024. 7. 9. 20:13

 청포도(靑葡萄)

 

이 육 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만,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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