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기다림/양광모

종이연 2024. 12. 1. 22:14

기다림

 

양광모 

누군가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눈부신 일인가

아침이 기다리는 태양처럼 

밤이 기다리는 별처럼 

그에게 한 줄기 밝은 빛이 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가슴 따뜻한 일인가

그리하여 

그날을 손꼽으며 내가 그를 기다리는 건 

또 얼마나 가슴 뜨거운 일인가

태양을 기다리는 아침처럼 

별을 기다리는 밤처럼 

그를 위해 아름다운 배경이 될 수 있다는 건
또 얼마나 맑은 눈물 같은 일인가

우리는

태어나고 기다리고 죽나니 

살아서 가장 햇살 같은 날은 
한 사람이 또 한 사람을 촛불처럼

기다리는 날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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