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 박정만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 봄꽃보다 찬란하게 사라져간 너를 그린다 그린 듯이 그린 듯이 너는 라일락 꽃잎 속에 숨어서 라일락 꽃잎 같은 얼굴로 웃고 있지만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 너는 나를 그리며 더 큰 웃음을 웃고 있지만 네가 던진 함성도 돌멩이도 꿈 밖에 지고 모호한 안개, 모호한 슬픔 속으로 저 첫새벽의 단꿈도 사라지는 것을 사라지는 것은 언제나 사라진다 4월과 5월 사이, 사랑아 세월의 앙금처럼 가라앉아 그것이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되고 그 뿌리 속에 묻어 둔 불씨가 되는 너를 그린다 그린 듯이 그린 듯이 너는 라일락 꽃잎 속에 숨어서 라일락 꽃잎 같은 얼굴로 웃고 있지만 파아란 보랏빛 얼굴로 웃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