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시 /문병란 9월의 시 문병란9월이 오면해변에선 벌써이별이 시작된다나무들은 모두무성한 여름을 벗고제자리에 돌아와호올로 선다누군가 먼 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기도를 마친 여인처럼고개를 떨군다울타리에 매달려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먼 항구에선벌써 이별이 시작되고준비되지 않은 마음눈물에 젖는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09.23
오늘(2024,9,23)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아무도 등불을 켜서 ~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루카 8,16) 주님!말씀을 제 안에 가두어 두거나 제 발 아래에 두지 않게 하소서.제 한량한 능력으로 당신 말씀의 권능을 덮지 않게 하소서.아무 것도 당신 말씀보다 낫게 여기지 않게 하시고, 말씀의 빛으로 살고, 빛에 속한 이로 살게 하소서.제 삶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09.23
"9월" / 목필균 "9월" 목필균 태풍이 쓸고간 산야에무너지게 신열이 오른다 모래알로 씹히는 바람을 맞으며쓴 알약같은 햇살을 삼킨다 그래, 이래야 계절이 바뀌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한 계절이 가는데온몸 열꽃 피는 몸살기가 없을까 날마자짧아지는 해따라바삭 바삭 하루가 말라간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09.22
오늘(2024,9,22)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주님!자신을 앞세우지도 위에 두지도 않게 하소서.이기기보다 질 줄을 알며, 억누르기보다 뒤집어쓸 줄을 알고, 업신여기기보다 존경하게 하소서.자신을 낮추되 작은이나 무능한 이에게도 낮추고, 타인을 섬기되 낮은 이나 힘없는 이도 섬기게 하소서.자신을 실현하기보다 자신을 내려놓고,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09.22
파도 / 신석정 파도 신석정 갈대에 숨어드는소슬한 바람9월이 깊었다. 철 그른뻐구기 목멘 소리애가 잦아 타는 노을안쓰럽도록어진 것과어질지 않은 것을 남겨 놓고이대로 차마눈감을 수 없거늘산을 닮아입을 다물어도자꾸만 가슴이 뜨거워 오는 날은소나무 성근 숲 너머파도소리가유달리 달려드는 속을부르르 떨리는 손은주먹으로 달래 놓고 파도 밖에 트여 올 한 줄기 빛을 본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09.21
오늘(2024,9,2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이다.”(마태 9,12) 주님!제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바라시는 바를 알게 하시고,당신이 바라시는 것을 바치게 하소서.희생제물이 아니라 제 행실을 바치게 하시고,제 자신이 자비의 산제물이 되게 하소서.당신께 바치되, 제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여 내어놓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09.21
구월 끝자락 /임재화 구월 끝자락 임재화 어느새 구월의 끝자락을 향해서숨 가쁘게 달려온 가을 향기는한 줄기 바람에 허공에 휘날립니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풍성하고황금 들녘에 벼 이삭 무거워 고개 숙일 때저만치서 가을은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옵니다. 길가에 코스모스 하늘거릴 때흰색 분홍색 보라색으로곱게 차려입은 들꽃의 고운 모습에이제 가을도 서서히 깊어만 갑니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09.20
오늘(2024,9,20)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루카 9,23) 주님!제 자신을 버리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을 갑니다.제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권능을 믿는 일,제 자신이 아니라 당신께 신뢰를 두는 일,이토록 제 자신을 바치는 일,그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09.20
오늘(2024,9,19)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루카 7,47)주님!제 영혼의 막힌 코를 뚫으소서!옥함을 깨뜨려 향유를 쏟듯 제 온몸에 쏟아지는 숨 가쁜 당신 사랑의 향기를 맡게 하소서.저를 부수어 진한 향기의 피가 흐르게 하고 부서질수록 향기 짙어가게 하소서.온 집안에 베인 감미로운 사랑의 향기를 내내토록 찬미하게 하소서.많이 용서 받았기에, 많이 용서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09.19
오매 단풍 들것네/김영랑 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랑"오매, 단풍 들것네."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 들것네."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오매, 단풍 들것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