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할 때 드리는 기도
주님,
저는 지금
그 무엇에 절망하는 것입니까.
정녕 절망할 수밖에 없는 벼랑 끝에서
절망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절망할 거리가 아닌 것에다
마음을 캄캄히 내리고 있는 것입니까.
알고 보면
저의 절망은
기껏해야 저의 욕심을 채우지 못해 얻는
불만의 통곡임을 깨닫게 하소서.
절망의 뿌리는
무더운 욕심에서 생겨나는 것임을
깨닫게 하소서.
주님,
저는 자신을 버리며
이웃을 무엇 때문에
저를 채워 줄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소서.
또 저는 세상을 위해
땀을 흘린 적이 없는데
세상은 무엇 때문에
저를 채워 줄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소서.
그리고 저는
자신을 깨끗이 버리며
하느님께 진지한 기도를
드린 적이 없는데
하느님은 무엇 때문에
저를 채워 주실까를
돌이켜 보게 하소서.
제가 이제는 절망하지 않기 위해
저 자신을 온전히 버리게 하소서.
그러면, 제가
자신을 버리는 곳마다
기쁨의 꽃들이 피어나는 것과
자신을 버릴 때마다
하늘이 더욱 푸르게 높아지는 것을
보겠나이다.
주님,
저로 하여금
사랑으로절망을 다스리게 하시고
희망으로 삶의 상류를 오르게 하소서.
사랑이 희망을 낳고
희망은 다시 사랑을 낳는 것임을
믿고 체험하게 하소서.
아멘.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