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정용주
문득, 동그란 말들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든다
하늘 어항을 유영하는 붉은 잠자리떼
봉숭아 백일홍 한련화 시들어가는 이름들
돌배나무 감고 올라간 나팔꽃은 귀뚜라미 울음 모아 구슬을 꿴다
그림자보다 가벼운 한 날의 육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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