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11월에 /고혜경

종이연 2023. 11. 26. 11:24

11월에

 

고혜경

 

달빛에 홀로 선 나목
투명한 새벽에 젖어
멀어지는
가을의 마지막 얼굴 되어
볓 빛보다
더 시리게 떠나간다

 

사라져 흙이 되는 것마다
의미는 남아
이슬이 채 밟히지 못한 시간 앞에
때를 따라 아름답게 서성이는
가지에 매달린 마지막 마른 잎
천 년을 두고도 남을
사랑보다 더 깊은 의미의 진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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