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저녁의 편지
안도현
12월 저녁에는
마른 콩대궁을 만지자
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
잊지 않으려고
콩깍지는 콩알의 크기만한 방을
서넛 청소해두었구나
여기다 무엇을 더 채우겠느냐
12월 저녁에는
콩깍지만 남아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
콩대궁을 만지자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2024,12,1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0) | 2024.12.11 |
---|---|
동지 / 조용미 (1) | 2024.12.10 |
12월의 시 / 최홍윤 (0) | 2024.12.08 |
12월 /오세영 (0) | 2024.12.07 |
12월의 독백 / 오광수 (1) | 2024.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