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 /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 강(江) 박재삼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저것 봐, 저것 봐,네 보담도 내 보담도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소리 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겄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0.30
오늘(2024,10,30)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 가도록 힘써라.”(루카 13,24) 주님!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제 자신이 부서지고 가벼워지게 하소서.제 뜻이 꺾이고 사라지게 하소서.문이 좁기에 붙들어 주는 당신을 꼭 붙들고 들어가게 하소서.열린 문이신 당신이 저의 희망입니다.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0.30
불타는 단풍 / 김소엽 불타는 단풍 김소엽당신이 원하시면여름날 자랑스러웠던 오만의푸르른 색깔과무성했던 허욕의 이파리들도이제는 버리게 하소서혈육이 가지를떠나빈 몸으로당신 발 아래 엎드려허망의 추억까지도당신께 드리오리니당신의 피로 물들여 주소서바람이 건듯 불면당신의 음향으로내 젖은 영혼이 떨게 하시고노을이 찾아들면육신은 더욱 고운 당신빛으로황홀한 색채를 띠게 하소서푸르른 나는 가버리고내 안에 당신이 뜨겁게 살아서죽어도 영원히 살아있게 하시고머언 훗날어느 순결한 신부의일기장 속에 연서로 남아당신의 사랑으로 물드는한 장불타는 단풍이게 하소서.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0.29
오늘(2024,10,29)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루카 13,19)주님!사랑하는 이는 결코 사랑하는 이 위에 군림하지 않기에, 당신은 겨자씨처럼 작은 자의 모습으로, 낮추어 종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낮아지는 것이 사랑하는 방법이고 사랑의 길이신 까닭입니다.주님!사랑하는 까닭에 형제들 앞에서 낮아지고 작아지게 하소서!사랑이, 제가 형제들 앞에 낮아지고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0.29
가을의 노래 / 유자효 가을의 노래 유자효잃을 줄 알게 하소서.가짐보다도더 소중한 것이잃음인 것을,이 가을뚝 뚝 지는낙과(落果)의 지혜로은혜로이베푸소서.떠날 줄 알게 하소서.머무름보다더 빛나는 것이떠남인 것을,이 저문 들녘철새들이 남겨둔보금자리가약속의훈장이 되게 하소서.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0.28
오늘(2024,10,28)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마르 3,14) 주님!당신이 불러 뽑으셨으니, 저는 당신의 사람입니다.당신을 저의 거처로 내어주시고, 저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하오니, 당신 뜻의 실행이 제 양식이 되게 하시고, 제 몸이 당신 사랑으로 녹아나게 하소서.제 삶이 당신 뜻에 맞는 예배가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0.28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의 기도 김현승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시간을 가꾸게 하소서.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나의 영혼,굽이치는 바다와백합의 골짜기를 지나,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0.27
오늘(2024,10,27)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마르 10,51)주님!제가 보지 못함은 태양이 떠오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눈을 감고 있는 까닭입니다.아니 마음이 완고하여 태양을 보지 않으려 한 까닭입니다.성전 휘장을 찢듯, 제 눈의 가림막을 걷어내소서!완고함의 겉옷을 벗어던지고, 깊이 새겨진 당신의 영혼을 보게 하소서!제 안에 선사된 당신 사랑을, 제 안에 벌어진 당신 구원을 보게 하소서.제가 바라고 싶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해주시고 싶은 것을 바라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0.27
가을 억새 / 정일근 가을 억새 / 정일근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가스등 켜진 추억의 플랫홈에서마지막 상행성 열차로 그개를 떠나보내며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겠는가이별 뒤의 뜨거운 재회를 기다리겠는가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에내 생애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0.26
오늘(2024,10,26)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루카 13,8) 주님!당신께서는 열매 맺지 못하는 저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손수 저의 둘레를 파고, 축복의 거름을 주셨습니다,지금도 당신께서는 여전히 말씀의 거름을 주시고, 믿고 사랑하고 돌보아 주시며, 기다리고 희망하고 계십니다.하오니, 주님!당신의 향기 담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