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보이게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예요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내어놓는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1.11
오늘(2024,11,1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 주님!왜곡된 믿음을 없애시고, 순수하고 진실된 믿음을 주소서.오늘도 쉬이 실망과 절망에 빠지는 것은 당신께 신뢰를 두지 않고 의탁하지 못함이오니, 믿게 하소서!오늘도 자신도 모르게 슬픔에 빠지는 것은 당신을 향하여 있지 못함이오니, 믿음을 강하게 하소서!오늘도 제 능력으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것은 당신이 전능하신 주님이심을 놓치는 흔들림이오니, 믿음을 굳세게 하소서!이제는 더 이상은 제 자신이 아니라, 주님이신 당신께 믿음을 두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1.11
11월의 정거장 /유가형 11월의 정거장 유가형 시면트 담 너머에 오래 전 말라버린마른 나무껍질 같은 낡은 고물이 쌓여 앉았다거북등처럼 갈라진 머리잡초들의 무성한 이야기에11월의 된서리가 내린다추억조차 모두 발라먹은 빈 가슴엔모시 바람 하얗게 사리고 있다비 맞은 골판지처럼 납작해진 늙은이들수직으로 때 묻은 슬픔만 켜켜이 쌓인다무리로 모여 눈 비바람에지난 날 퍼러럭 털고 있다귀 안 윙윙거리던 퇴색된 꿈 후벼내고서로 엉켜 앉아 내 마음의먼 아우스비치로 가는 기차 기다리고 있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1.10
오늘(2024,11,10)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다 넣었기 때문이다.”(마르 12,44) 주님!제 마음의 지향을 깨끗하게 하소서.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사랑의 마음으로 하게 하소서.전부를 내어놓은 가난한 과부처럼, 목숨을 내어놓은 당신처럼, 산 제물이 되게 하소서.오직 당신이 저의 전부이오니, 전부를 내어주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1.10
11월의 나팔꽃 /김점희 11월의 나팔꽃 김점희 뉘라서 알 까 베란다 한 켠 여름내 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쓸모없는 화분이 피워낸 진보라 나팔꽃을 뉘라서 알 까 입동 지나 첫 눈 내린 늦은 11월 임 맞는 시악시 수줍음으로 찬바람이 비워낸 빈 가슴에 진보랏빛 유혹으로 다가온 것을 아픔이어라 가느다란 생명줄 따라 솟아난 잎의 겨드랑이마다 기어이 고통의 나래편 야들한 꽃송이 아쉽다 기댈 곳 없어 뻗지 못한 줄기 되돌아와 제 몸 감고 뒤틀어진 외로움으로 피워낸 눈물꽃이여 빛나라, 11월의 햇살이여 깊게 파인 통꽃 설움의 눈물샘 말려 버리게...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1.08
오늘(2024,11,8)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어떻게 하지? ~ 옳지, 이렇게 하자.”(루카 16,3-4) 주님!제가 당신께 죄를 지었습니다.당신 재물과 소유를 횡령했습니다.제 자신을 마치 저의 것인 양 횡령했습니다.입으로는 당신을 주님이라 고백하면서도 제 자신을 주인인 양 섬겼습니다.진정 당신이 맡기신 이 몸은 당신의 것이오니, 당신이 저의 주님입니다.하오나, 주님!저를 옭아매는 자애심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1.08
아무것도 없는, 그래서 11월 /김옥경 아무것도 없는, 그래서 11월 김옥경계절이 다시 내린다세탁소에 걸린 묵은 옷으로지난겨울 먹다 버린 사랑이서리로 차갑게 나를 적시며낙엽도 눈도 비도 없는빈 들녘바람에 묻혀온 눈물은돌 틈 사이 씨앗을 몰래 가두고황급히 사라지는데밀회를 꿈꾸는 새 한 마리아무것도 없는, 그래서버리지 못하는 그대 사랑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1.07
오늘(2024,11,7)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루카 15,6) 주님!저를 먼저 찾으시고 끝까지 찾으시니 찬미를 받으소서.보잘 것 없는 하나를 사랑하되 전부를 사랑한 것처럼 사랑하고,먼저 사랑하되 끝까지 신실하게 사랑하시니 찬미를 받으소서.보잘 것 없는 죄인 하나이지만 전부인 양 소중히 여기시니바로 이것이 제가 지닌 최상의 기쁨입니다.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1.07
오늘(2024,11,6)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하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7) 주님!당신의 제자가 되게 하소서!제가 당신께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그러니 제 자신을 따르기보다 당신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제 자신이 바라는 것보다 당신이 바라는 것과 당신을 바라게 하시고,제가 믿는 것보다 저에 대한 당신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게 하소서.더 이상은 당신의 사랑을 배신하지 않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1.06
11월, 서시 /이영춘 11월, 서시 이영춘 한 풍경이 걸어 나가고 또 한 풍경이 걸어 들어온다거대한 회전문이 오체투지로 지구를 밀어 올린다“주여, 지난 계절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지구 저 반대 편 시인이 한 계절을 닫고 또 한 계절을 노래하였듯이이 땅에도 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고 청춘들이 바바리코트 깃을 세우듯이또 다른 회전문이 열리고 닫힐 것이다가을 이파리 떨어지듯 갈꽃 여자의 머리카락은 수북이 쌓이고별들은 아직 이빨이 돋아나지 않은 아기 웃음소리로 반짝반짝계절을 알릴 것이다그리고 머지않아 지상에는 신의 전령 같은 눈이 내릴 것이다나는 그 눈雪 속에서 더러워진 입술과 탐욕을 버려야 할 것이다“주여! 때가 왔습니다”*나의 계절이 이 땅에서 풍성한 열매와 구름떼 같은 羊의 들판이 되게 하옵소서그리고 마지막 숨 몰아쉬는 시간의..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