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오세영 12월 오세영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이 지상에 깊이 잠드는 것은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허무를 위해서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안쓰러 마라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사랑은 성숙하는 것화안이 밝아오는 어둠 속으로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눈 떠라.절망의 그 빛나는 눈.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7
오늘(2024,12,7)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주님!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을 제 마음에 심으소서.제 손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게 하시고, 제 말이 꺼져가는 불씨를 끄지 않게 하소서.우리 가운데 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못 본 척 무시하고 모르는 척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기 꺾인 이들의 바람막이가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7
12월의 독백 / 오광수 12월의 독백 오광수남은 달력 한 장이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내년에는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6
오늘(2024,12,6)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마태 9,27) 주님!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보지 못하게 하는 불신의 암흑을 벗어나 보게 하소서.먼저 믿고, 믿는 바를 청하게 하소서.원하는 바를 믿은 것이 아니라 믿는 바를 원하고,보게 되어 믿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보게 하소서.믿음의 눈을 열어 주시어, 나를 먼저 믿으시는 당신의 믿음을 보게 하소서.이미 자비를 입었으니 자비를 베풀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6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우리가 눈발이라면허공에 쭈뼛쭈뼛 흩날리는진눈깨비는 되지 말자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사람이 사는 마을가장 낮은 곳으로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우리가 눈발이라면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편지가 되고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새 살이 되자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5
오늘(2024,12,5)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마태 7,21) 주님!오늘 하루 ‘아버지의 뜻’이 저희에게 이루어지게 하소서!저희 머리 위에 ‘아버지의 뜻’ 말고는 그 어느 것도 두지 않게 하소서!아무리 진실하게 여겨져도, 아무리 옳게 여겨져도,‘아버지의 뜻’보다 앞세우지는 말게 하소서!이해되지 않아도 감싸 안고,곡해 받으면서도 허물을 뒤집어쓸 줄을,옳으면서도 질 줄을 알고,오로지 ‘당신 뜻’의 실행을 양식으로 삼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5
12월 / 박재삼 12월 박재삼욕심을 털어버리고사는 친구가 내 주위엔그래도 1할은 된다고 생각할 때 옷 벗고 눈에 젖은 나무여네 뜻을 알겠다포근한 12월을 친구여!어디서나 당하는 그추위보다 더한 손해를 너는 저 설목(雪木)처럼 견디고그리고 이불을 덮는 심사로네 자리를 덥히며 살거라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4
오늘(2024,12,4)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저 군중이 가엾구나.”(마태 15,32) 주님!당신은 속 깊은 곳도 환히 보시고깊이 숨겨진 말마저도 다 들으시니,제 안에 당신이 새겨준 가엾이 보는 마음을 드러내시어,제 마음이 당신 마음 되게 하소서.그 마음으로 약한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게 하소서.제가 당신 마음에 들게 하시고, 당신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4
겨울 사랑 /문정희 겨울 사랑 문정희눈송이 처럼너에게 가고 싶다머뭇거리지 말고서성대지 말고숨기지 말고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3
오늘(2024,12,3)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그렇습니다, 아버지!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루카 10,21) 주님!미처 알아듣지도 못한 채 당신의 ‘선하신 뜻’을 부둥켜안고 살아갑니다.드러내신 당신의 사랑에서 당신의 얼굴 뵙고, 감추신 당신의 신비에서 당신 심장의 소리를 듣게 하소서.‘당신의 뜻’, 그 안에 제가 달려 있으니 ‘선하신 그 뜻’, 그 안에서 제가 살게 하소서!당신의 신비를 살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