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그녀/박자경
1톤 트럭에 함부로 실려 가면서도
몸을 덮는 담요 틈새로
엉덩이 살짝 드러내 보인다
앙다문 초록치마
속 감춘 허벅지 사못 부풀어 있다
여린 흙살에 몸 맡기고
칠월 백중 지나 동짓달에 들어서기까지
부지런히 단물 길어 올리며
곰삭은 햇빛 차근차근 몸 갈피에 챙겨 놓았으리
사내의 거친 손에 안겨
트럭에 납치되어 가면서도
아삭아삭 자지러지게 웃어대는 배추들
노란 속곳까지 챙겨 입은
꼭꼭 여며두었던 순정한 몸피도
하룻밤 소금물에 푸르르 녹아지겠지
아직도 넉살좋게 뽀야니 살 오른 엉덩이 드러내 놓고
초겨울 바람 숨 가쁘게 들이 마시며
지금,그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1톤 트럭에 함부로 실려 가면서도
몸을 덮는 담요 틈새로
엉덩이 살짝 드러내 보인다
앙다문 초록치마
속 감춘 허벅지 사못 부풀어 있다
여린 흙살에 몸 맡기고
칠월 백중 지나 동짓달에 들어서기까지
부지런히 단물 길어 올리며
곰삭은 햇빛 차근차근 몸 갈피에 챙겨 놓았으리
사내의 거친 손에 안겨
트럭에 납치되어 가면서도
아삭아삭 자지러지게 웃어대는 배추들
노란 속곳까지 챙겨 입은
꼭꼭 여며두었던 순정한 몸피도
하룻밤 소금물에 푸르르 녹아지겠지
아직도 넉살좋게 뽀야니 살 오른 엉덩이 드러내 놓고
초겨울 바람 숨 가쁘게 들이 마시며
지금,그녀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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