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엽서 / 김성덕
봄빛 그윽한 각연사 앞뜰
늙은 보리수나무에 굴집을 짓고 있는
오색딱따구리 한 마리
딱, 딱, 딱 …
젊은 스님의 목탁소리 행간에 몰래 숨어
능청스레 암컷을 부르다가
순간, 부리를 세워 숨을 멈춘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대웅전 추녀에 베여 동강난 고요가
댓돌 양기를 지그시 밟고 있는
하얀 고무신 안으로 똑, 똑, 똑
떨어지고 있다
* 色卽是空 空卽是色 :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로, 형상은 일시적인 모습일 뿐
실체가 없으며 실체를 갖지 않아도 형상이 있다는 의미
봄빛 그윽한 각연사 앞뜰
늙은 보리수나무에 굴집을 짓고 있는
오색딱따구리 한 마리
딱, 딱, 딱 …
젊은 스님의 목탁소리 행간에 몰래 숨어
능청스레 암컷을 부르다가
순간, 부리를 세워 숨을 멈춘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대웅전 추녀에 베여 동강난 고요가
댓돌 양기를 지그시 밟고 있는
하얀 고무신 안으로 똑, 똑, 똑
떨어지고 있다
* 色卽是空 空卽是色 : 반야심경에 나오는 말로, 형상은 일시적인 모습일 뿐
실체가 없으며 실체를 갖지 않아도 형상이 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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