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삼월 /임영조

종이연 2024. 3. 7. 20:45

삼월

 

임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삼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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