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그대 쪽으로 바람은 그대 쪽으로 - 기형도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영혼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창문으로 다가간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 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 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그대, 내 낮은 .. 좋은 시 느낌하나 2007.10.16
함께 있는 때 함께 있는 때 - 이외수 세상에 神의 사랑 가득한 줄은 풀을 보고 알 것인가 꽃을 보고 알 것인가 눈을 감아라 보이리니 척박한 땅에 자라난 그대 스스로 한 그루 나무 실낱같은 뿌리에 또 뿌리의 끝 하느님의 눈은 보이지 않고 다만 존재할 뿐 사람이여 정답다 우리 함께 있는 때 좋은 시 느낌하나 2007.10.16
흔 적 (痕跡) 흔 적 (痕跡) 시인 / 이 용 대 이삿짐을 드러낸 텅ㅡ빈 방마다 살아온 그림자 줍고 쓸다가 삶 먼지 뽀얀 화장대 밑에 흘러간 세월 조각 달력 한 장을 줍는다. 빨간 동그라미는 무슨 날이었을까 적어 놓은 글씨는 희미해졌다. 눈감고도 손에 익은 문고리마다 어제부터 낯설어 헛 짚어 지고 부엌벽에 붙어 .. 좋은 시 느낌하나 2007.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