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마음 겸손한 마음 - 詩 이 해인 - 부드러운 약점과 실수를 억지로 감추기 보다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마음 자신의 잘못을 비겁하게 남의 탓으로 미루지 않는 겸허함을 지니고 싶습니다. 다른이의 평판 때문에 근심하고 불안해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 의연함을 잃지 않게 해 주십시오 "내일은 내가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2.12
걸음마 걸음마/이덕규 걸음마 걸음마/이덕규 이른 봄 과수원에 거름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버려진 사과 알들도 속속들이 머금었던 단물을 주르르 내뱉으며 썩고 있다 악취를 풍기며 한뼘 한치 흙 속으로 스며들어가 이제 먼 길 떠나는 섬약한 사과나무의 마른 발등을 적셔주고 있다 지금 저 나무들은 썩고 썩은 세상의 구린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2.10
눌변(訥辯) / 성선경 눌변(訥辯) / 성선경 어떤 시인이 불혹(不惑)을 부록이라고 말한다. 갑자기 삶이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두툼해지고 남은 시간들이 감사해진다. 연말에 불우이웃돕기라도 좀 할까? 뒷주머니를 툭툭 건드려보다가 또 불혹(不惑)을 물혹이라 말한 어떤 시인의 시를 만난다. 갑자기 쓸데없는 혹 하나를 달고..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2.03
외상값 / 신천희 외상값 / 신천희 어머니 당신의 뱃속에 열 달동안 세들어 살고도 한 달치의 방세도 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 몇 년씩이나 받아먹은 따뜻한 우유값도 한 푼도 갚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 이승에서 갚아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저승까지 지고 가려는 당신에 대한 나의 뻔뻔한 채무입니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2.03
산 넘어 저쪽 /칼 붓세 산 넘어 저쪽 /칼 붓세 산 너머 저쪽 하늘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아, 남 따라 행복을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네. 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2.01
삶의 목적과 이유가 불분명해 보이는 이유는 삶의 목적과 이유가 불분명해 보이는 이유는 우리에게 삶의 목적과 이유가 그토록 불분명해 보이는 이유는 그것을 스스로 결정하라는, 자유의지를 누리라는 우주의 자비로운 배려이리라. 그런 배려에도 불구하고 삶의 주체적인 목적 없이 이끌려 간다는 것은 우주적으로 주어진 권리의 포기이며 오..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1.28
바이블 벨트 /랭스턴 휴즈 바이블 벨트 /랭스턴 휴즈 만일에 예수가 검은 얼굴로 오신다면 매우 난처해질 것입니다. 미국에는 그이가 기도조차 드릴 수 없는 교회가 하도 많으니까요. 아무리 죄를 씻어도 검둥이는 들어갈 수가 없고, 믿음을 향해서가 아니라 피부빛에다 영광을 돌리는 곳 그러나 그런 말을 했다가는 당신 괜히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1.27
그리운 옛집 / 김영남 그리운 옛집 / 김영남 옛집은 누구에게나 다 있네. 있지 않으면 그곳으로 향하는 비포장 길이라도 남아 있네. 팽나무가 멀리까지 마중 나오고, 코스모스가 양옆으로 길게 도열해 있는 길. 그 길에는 다리, 개울, 언덕, 앵두나무 등이 연결되어 있어서 길을 잡아당기면 고구마 줄기처럼 이것들이 줄줄이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1.25
마흔, 그 비망록 / 이정자 마흔, 그 비망록 / 이정자 꽃의 중심, 그 황홀과 슬픔 속을 지나왔으나 그 어디에도 넘쳐보지 못했기에 나는 뜨거운 역사 하나 갖지 못했다 몸이 아파 마음이 아픈 건지 마음이 아파 몸이 아픈 건지 모를 정도로 슬픔의 핵을 지나왔으나 처절한 목마름도 가시처럼 돋아나는 결핍도 몰랐다 고통, 그 참혹..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1.25
그대에게 / 안도현 그대에게 / 안도현 괴로움으로 하여 그대는 울지 말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니 아무도 곁에 없는 겨울 홀로 춥다고 떨지 말라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세상 속으로 언젠가 한번은 가리라 했던 마침내 한번은 가고야 말 길을 우리 같이 가자 모든 첫 만남은 설레임..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