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土城)/신경림
잔돈푼 싸고 형제들과 의도 상하고
하찮은 일로 동무들과 밤새 시비도 하고
별 것 아닌 일에 불끈 주먹도 쥐고
푸른 달빛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면서
바람도 맞도 눈비에도 시달리는 사이
햇살에 바래고 이슬에 씻기는 사이
턱없이 뜬금없이 꿈에 부풀기도 하고
또 더러는 철없이 설치기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조금씩 망가지고 허물어져
이제 허망하게 작아지고 낮아진 토성
지천으로 핀 쑥부쟁이꽃도
늦서리에 허허게 빛이 바랬다
큰 슬픈 큰 아픔 큰 몸부림이 없는데도
신경림 시전집 2
-창비
잔돈푼 싸고 형제들과 의도 상하고
하찮은 일로 동무들과 밤새 시비도 하고
별 것 아닌 일에 불끈 주먹도 쥐고
푸른 달빛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면서
바람도 맞도 눈비에도 시달리는 사이
햇살에 바래고 이슬에 씻기는 사이
턱없이 뜬금없이 꿈에 부풀기도 하고
또 더러는 철없이 설치기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조금씩 망가지고 허물어져
이제 허망하게 작아지고 낮아진 토성
지천으로 핀 쑥부쟁이꽃도
늦서리에 허허게 빛이 바랬다
큰 슬픈 큰 아픔 큰 몸부림이 없는데도
신경림 시전집 2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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