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실역 일번 출입구 / 최정란
퇴근길, 지하도 계단을 올라서면
맥도날드 불빛을 등지고 일 트럭 한 대가
가파른 작은 불빛을 밝히고 있다
그 불빛 아래 손짓으로만 말하는 두 사람
이마에 맺힌 근심을 닦으며 말을 굽는다
말과 말 사이, 사이
숨을 고르는 손으로
꽃 모양 틀에 묽게 풀린 소리의 반죽을 붓고
그 위에 잘 발효된 침묵을 한 줌 얹자
설익은 말들이 숨을 죽이고 돌아눕는다
반죽 묻은 손으로 간을 맞추고
삐걱거리는 관절의 안부를 묻는 동안
젖은 말들 불의 온기를 들이마시고
완숙의 음절로 한껏 부풀어올라
두꺼워지는 어둠을 몇 걸음 뒤로 밀어낸다
이 글을...(0)
퇴근길, 지하도 계단을 올라서면
맥도날드 불빛을 등지고 일 트럭 한 대가
가파른 작은 불빛을 밝히고 있다
그 불빛 아래 손짓으로만 말하는 두 사람
이마에 맺힌 근심을 닦으며 말을 굽는다
말과 말 사이, 사이
숨을 고르는 손으로
꽃 모양 틀에 묽게 풀린 소리의 반죽을 붓고
그 위에 잘 발효된 침묵을 한 줌 얹자
설익은 말들이 숨을 죽이고 돌아눕는다
반죽 묻은 손으로 간을 맞추고
삐걱거리는 관절의 안부를 묻는 동안
젖은 말들 불의 온기를 들이마시고
완숙의 음절로 한껏 부풀어올라
두꺼워지는 어둠을 몇 걸음 뒤로 밀어낸다
이 글을...(0)
'좋은 시 느낌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성(土城)/신경림 (0) | 2008.02.25 |
---|---|
좋겠다, 마량에 가면/ 이재무 (0) | 2008.02.25 |
겨울 숲에서 / 안도현 (0) | 2008.02.23 |
눈뜬 장님 / 최영철 (0) | 2008.02.23 |
묵언의 날 / 고진하 (0) | 2008.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