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휘청거리는 오후 /최순자

종이연 2008. 3. 4. 09:36
휘청거리는 오후 /최순자



빌딩 로비
커다란 거울 속
중년 여인 마주보며
누구신지요
무심코 대답한 말

나는 여자 그리고 중년

바람이 가슴을
날카롭게 할퀸다
창 너머 가을 하늘 한가롭고
휘청거리는 오후

거울 속 여인이
다시 묻는다
당신은 누구세요?

나는 산골 소녀
이슬로 머리 감고
달빛에 목욕하는
풀꽃처럼 살던 소녀

아 !
그 소녀 가고 없네
볼 가에 솜털 보슬한
그 소녀 흔적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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