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열무꽃 /김달진-칠월의 향수​

종이연 2024. 7. 4. 20:59

열무꽃

 

김달진

 

- 칠월의 향수​

 

가끔 바람이 오면

뒤란 열무 꽃밭 위에는

나비들이 꽃잎처럼 날리고 있었다.

 

가난한 가족들은

베적삼에 땀을 씻으며

보리밥에 쑥갓쌈을 싸고 있었다.

 

떨어지는 훼나무 꽃향기에 취해,

늙은 암소는

긴 날을 졸리고 졸리고 있었다.

 

매미 소리 드물어 가고

잠자리 등에 석양이 타면

우리들은 종이 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어둔 지붕 위에

하얀 박꽃이

별빛 아래 떠오르면,

 

​모깃불 연기 이는 돌담을 돌아

아낙네들은

앞개울로 앞개울로 몰려가고 있었다.

 

​먼 고향 사람 사람 얼굴들이여

내 고향은 남방 천리,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생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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