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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사유 /이기철

시월의 사유 이기철 텅 빈 자리가 그리워 낙엽들은 쏟아져 내린다극한을 견디려면 나무들은 제 껍질을 튼튼히 쌓아야 한다저마다 최후의 생을 간직하고 싶어 나뭇잎들은흙을 향하여 떨어진다 나는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들이 가장 그리워했던 부분을 기억하려고 나무를 만진다차가움에서 따스함으로 다가오는 나무들모든 감각들은 너무 향기 쪽으로 기울어 있다엽록일까 물관일까, 향기를 버리지 않으면 나무들은 삭풍을 이기지 못한다어두워야 읽히는 가을의 문장들, 그 상형문자들은 난해하다더러 덜컹거리는 문짝들도 제자리에 머물며 더 깊은 가을의 심방을 기다린다나뭇잎들, 저렇게 생을 마구 내버릴 수 있다니, 그러니까 너희에게도 생은 무거운 것이었구나나는 면사무소 정문으로 한 노인이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사람이 나뭇잎보다 더..

오늘(2024,10,2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루카 12,15)​주님!탐욕의 온상지인 제 자신을 경계하게 하소서.제 곳간이 아니라 당신 곳간에 희망을 두게 하소서!제 곳간이 비워지고 당신 곳간이 채워지게 하소서.제 뜻이 비워지고 당신 뜻의 거룩함을 이루소서.주님, 당신 안에서 자족하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있는 그대로에 감사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0.21

시월 / 황동규

시월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 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木琴소리 목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