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72

마트에 다녀오면서

언제나 재놓고 사는 것 중의 하나가 믹스커피입니다. 일할 때는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옆에서 일하시는 분 있으면 또 타드려야 하고 넉넉히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니고 또 어딘가 여행을 나갈 때 보온병에 뜨거운 물과 믹스커피 과자 같은 걸 가지고 나갑니다. 카페에 가서 먹기도 하지만 휴게소 커피는 그닥 맛도 없고 가격만 그래서 휴게소나 커피 마실 곳이 있으면 마셔야지 하면서 일단 가지고 나갑니다. 언젠가 가을에 황매산 억새 축제를 갔다가 믹스커피를 비싼 값에 사먹고는 꼬옥 싸가지고 다니는 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커피가 떨어져가길래 계산대까지 믹스커피 박스를 가져다 놓았는데 바구니 안의 것들만 계산해주고 나는 또 커피믹스는 완전히 잊고 집에 와서 내가 계산대까지 가져다 놓았는데..하면서 통탄했죠. 바오로씨 화..

새로운 동네분과의 새로 시작된 나날

집안에서 가만히 창 밖을 내다보니 할머니 같은 분 한 분이 자주 오르락 내리락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할머니? 누구지 모르겠네 하면서 궁금해하다가는 안보이면 그만이고 그랬네요. 한참 꽃밭 정리를 하는데 윗쪽에서 내려오다가 나를 보더니 말을 겁니다. 할머니 인줄 알았는데 나랑 동갑내기랍니다. 그리고, ㅇ원래 여기서 살다가 내가 이사오기 전에 대전으로 이사 나갔다가 남편은 일년 전에 들어와서 집을 고치고 있었고 본인은 지난 겨울에 왔다고 해요. 그리고 아이는 셋이라고 하고, 나는 둘이다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돌아갔고 다음에 만났을 때는 자기는 남편에게 맞고 살았다고 하는군요. 본인은 살림을 안하고 무얼 사러 다니지도 않는다고 하면서 내 일모자가 맘에 든다고 하면서 사다 달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어요...

일상의 행복 2021.04.25

내가 생각하는 단어랑 사용한 단어가 다를 때

얼마전 제주도에 결혼 기념일 겸 여행으로 올레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는 딸을 만나서 가파도 올레를 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마라도가 보인다고 이야기를 한다는게 우도가 보인다고 계속 이야기를 했네요. 딸내미는 이상해서 그럼 모슬포에서도 우도 가는 배가 있느냐고 하는데 얘는 왜 모슬포에서 우도 이야기를 하는거야? 하면서 지도까지 펼쳐놓고서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나는 마라도라고 생각하면서 말한게 우도네요. 참으로 어이가 없구나 싶기도 하고 며칠을 그 생각을 하고 지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목요일 저녁 한국인의 밥상에 학교 선배이신 박완서 작가의 따님이신 호원숙 비아 선배가 나오셨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경가회 카페에다가 글을 올린다고 올렸는데 제가 호문숙 루시아 선배라고 썼네요. 그리고는 피곤해서 일찍 자고 ..

아직도 느끼는 미끌어 넘어질 때의 부끄러움

얼마전 정초의 토요일에 둘이서 통 걷지를 못했으니 걸어보자 하면서 나갈 준비를 하려고' 신발장을 열어서 운동화를 찾는데 다른 생각은 별로 안들고 이 신발 신어서 춥지는 않을까 털신을 신을까 하다가 그냥 낡은 신발을 신고 나갑니다. 집 앞의 길은 눈을 다 치워서 다 녹았고 오랜만의 찬 바람이 마스크를 벗을까 말까 하면서 요즘 하고 있는 듀오링고 중국어를 내 맘대로 기억나는데로 복습하면서 돼지 축사를 지나서 살짝 올라갔다가 꼬부라져서 내려가는 길에서 앞을 쳐다보니 개바우 형님 두분이 올라오십니다. 형님들 올라오시네 하는 순간에 미끄러져서 스틱도 저멀리 떨어지고 나는 그 순간이 너무나 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머리까지 쾅하면서 부딪치고 드러누웠더니 형님들은 놀라서 막 올라오시고 바오로씨 뒤에 오다가 놀라서 야단..

일상의 행복 2021.01.13

아몬드를 읽으며 다시 시작하는 독서

딸내미가 무주도서관으로 첫 발령이 나서 관사로 이사를 하고, 혼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월요일, 시무식을 하고 (작은 꽃다발 하나씩 받았다고 하네요) 집에 점심을 먹으러 오면서 아몬드라는 책을 빌려다 주었습니다. 무주 도서관에서 제일 많이 빌려 간 청소년 도서라고 하는군요. 그만큼 문체가 읽기가 편하고 술술 읽히면서 작가의 생각이 잘 전해지네요. 예전에 오송에 살 때 오송에 라이온스 클럽이라고 창문에 써붙인 회의실 같은 작은 도서관이 건물 2층에 있었습니다. 라이온스 클럽 회원들이 모두를 위해 내 놓은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지금도 있나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처음에는 나도 가서 책을 빌렸으나 그곳에 계시던 형님이 (지금은 얼굴도 잘 기억은 안나는데 그 때는 학부모 관련해서 무언가 관계가 있었던 듯 싶어..

일상의 행복 2021.01.10

난로이야기

결혼 전에, 오빠 댁에 벽난로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오빠네 벽난로 멋있었어요. 바오로씨랑 나랑 여기서 첫 만남을 했답니다. 밤새 모포를 뒤집어 쓰고 불꽃을 보면서 이야기 하고 싶어지는 그런 멋진 상상을 하게 되는. 근데, 문제는 산타클로스가 나올 정도로 넓은 굴뚝으로 바람이 쏟아져 나오면 재도 함께.. 별로 따뜻하지는 않았고, 보기만 좋았드랬죠. 우리 신혼 집에도 나무 난로를 놓았는데, 곰을 잡았습니다. 한번 불을 피우면 문을 열어 놓아야 하는 시간이 더 길었어요.ㅋ 별로 써보지 않았고, 그곳을 떠났어요..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난로를 놓자, 나는 말자. 계속 그랬죠. 오래 싱갱이를 했네요. 우리 집이 동향집인데 옆의 산이 가려서 햇빛이 겨울에는 없어요. 밖에서 집안에 들어오면 아 따뜻해 하게 되게 ..

일상의 행복 2019.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