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5729

유월에는 /김희경

유월에는 김희경 유월에는 더 사랑하겠습니다 지구별이 태양을 뜨겁게 쓰다듬듯 이 마음도 내달려 그대 가장 가까이 두겠습니다 유월에는 더 사랑하겠습니다 짙은 녹음의 숲이 새를 춤추며 어루듯 이 마음에 가장 푸른 옷 입혀 그대 위해 맑은 노래하겠습니다 유월에는 더 사랑하겠습니다 바다가 바람 이고 애달프게 달려오듯 이 마음에 더 보고픈 마음 입혀 오직 그대 위해 달려가겠습니다 유월에는 더 사랑하겠습니다 하늘이 구름에게 그 마음 이기지 못해 오랫동안 눈물 되어 다가와도 그대 젖은 마음 닦는 새하얀 손수건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유월에는 그대 더 사랑하겠습니다 그대에게 더 사랑이고 싶습니다

유월의 시/김남조

유월의 시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 양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물결 큰 물결의 출령이는 바다인가도 싶고 은물결 금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밭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6월의 장미 /이해인

6월의 장미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 밝아 져라 " " 맑아 져라 “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 낼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 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 오라고 자꾸만 말을 건네 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 하십시오

오월의 숲에 들면/김금용

오월의 숲에 들면 김금용 어지러워라 자유로워라 신기가 넘쳐 눈과 귀가 시끄러운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까치발로 뛰어다니는 딱따구리 아기 새들 까르르 뒤로 넘어지는 여린 버드나무 잎새들 얕은 바람결에도 어지러운 듯 어깨로 목덜미로 쓰러지는 산딸나무 꽃잎들 수다스러워라 짓궂어라 한데 어울려 사는 법을 막 터득한 오월의 숲엘 들어서면 물기 떨어지는 햇살의 발장단에 맞춰 막 씻은 하얀 발뒤꿈치로 자박자박 내려가는 냇물 산사람들이 알아챌까봐 시침떼고 도넛처럼 꽈리를 튼 도롱뇽 알더미들 도롱뇽 알더미를 덮어주려 합세하여 누운 하얀 아카시 찔레 조팝과 이팝꽃 무더기들 홀로 무너져 내리는 무덤들조차 오랑캐꽃과 아기똥풀 꽃더미에 쌓여 푸르게 제 그림자 키워가는 오월의 숲 몽롱하여라 여울져라 구름밭을 뒹굴다 둥근 얼굴이 되..

오월의 끝자락을 /김일선

오월의 끝자락을 김일선 비 개인 오후 이슬비 머금은 수 백송이 넝쿨 장미 활짝 벌려 한껏 품어낸 향기가 송이송이 엉켜 부풀어 올라 속살을 들어내 보인 채 회색 빛 도시의 하늘 미풍 따라 서재 창가에 스미어든다 오월의 끝자락에 감긴 향기는 사무친 그리움에 저미는 가슴 돌아보는 세월만큼 긴 터널 속 어두운 추억에 한 줄기 빛이 되는 구나 내 영혼을 부르던 그대 강열한 눈빛 이제는 마주칠 수 없지만 소리 없이 날리는 꽃비 속에 밀어인양 귓가에 듣고 싶다 노을 없이 어두워진 골목 하늘 가로등 아래 검붉은 색의 변조는 또 한 폭의 끝자락을 감추려 하는가? 아! 오월의 끝자락을-----

오월 아침 /김영랑

오월 아침 김영랑 비 개인 5월 아침 혼란스런 꾀꼬리 소리 찬엄(燦嚴)한 햇살 퍼져 오릅내다 이슬비 새벽을 적시울 즈음 두견의 가슴 찢는 소리 피어린 흐느낌 한 그릇 옛날 향훈(香薰)이 어찌 이 맘 홍근 안 젖었으리오마는 이 아침 새 빛에 하늘대는 어린 속잎들 저리 부드러웁고 발목은 포실거리어 접힌 마음 구긴 생각 이제 다 어루만져졌나보오 꾀꼬리는 다시 창공을 흔드오 자랑찬 새 하늘을 사치스레 만드오 사향(麝香) 냄새도 잊어버렸대서야 불혹이 자랑이 아니 되오 아침 꾀꼬리에 안 불리는 혼이야 새벽 두견이 못 잡는 마음이야 한낮이 정밀하단들 또 무얼하오 저 꾀꼬리 무던히 소년인가 보오 새벽 두견이야 오-랜 중년이고 내사 불혹을 자랑턴 사람.

오월의 편지 /안계종

오월의 편지 안계종 스치는 바람이 당신인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향기로운지 신혼의 봄 같았습니다 꽃잎에 물들인 사랑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오월의 향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꽃길을 걷다가 잠시 누웠는데 꿈을 꾸었지요 꽃잎에 묻혀버린 귀공자는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매년 꽃 잔치가 기쁨이었으나 그리움으로 바뀌는 것을 꽃이 지며 알았습니다 혼자 갈 수 없어 불러도 때가 되야 만날 수 있다고 꽃으로 봉분만 쌓아놓고 모두가 향기로만 남았습니다 봄날엔 임이 온줄 알았지만 장미꽃 언저리에 떨어진 꽃잎이 애처로이 가시에 매달려 물과 피를 다 내리더이다 사랑하는 임! 그대는 내 마음에 향기로 남은 오월의 붉은 장미입니다 이제는 가는 길 끝에서 천국의 아침을 맞으려 하오 불러도 대답 없는 그리운 장미꽃 당신 그날에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