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허튼소리 김원규 가거라 정녕 소리없이 가거라 용기조차 없으니 기운 필요하거든 발톱의 힘을 빌려 가거라 지워라 때묻은 육체까지 지워라 눈을 가리고 운다고 네 인생 달라지지 않으니 서슴지 말고 꿈까지 지워라 때려라 한 줄의 사연까지 때려라 말라가는 침으로도 느끼지 못하게 배움까지 때려라 부셔라 썩은 영혼까지 부셔라 무더운 여름 병든 자처럼 빛이 사라지는 날까지 검은 재가 되도록 부셔라 죽여라 해맑은 사랑까지 죽여라 태양의 절벽에서 매어 달리지 못하게 양지 같은 생각도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