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시인 예수/정호승

종이연 2008. 3. 12. 15:50
시인 예수


정호승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길 위의 길.

절벽의 길 끝까지 불어오는

사람의 바람.





들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용서하는 들녘의 노을 끝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와하는

아름다움의 깊이.



날마다 사랑의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의 물고기를 잡아 먹는 그는

이 세상 햇빛이 굳어지기 전에

홀로 켠 인간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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