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속삭임 신창홍 오래된 무덤가 옆 높이 뻗은 철탑 사이로 한풀 꺾인 겨울 바람이 서둘러 지나가고 싫지 않은 바람의 냉기가 숲 속을 정화하는 듯 산마루의 오후를 길게 선회하고 있다 겨우내 얼어있던 산비탈 낙엽과 뒤엉킨 살얼음 조각들 촉촉히 녹아 내리며 서서히 기지개를 켤 때 파란 하늘의 숨결이 조금씩 세상 속으로 스며들고 생명을 깨우는 부드러운 입김에 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진정한 설렘이란 기다리는 순간의 아름다운 꿈 아직 여물지 않은 봄의 길목에서 아, 감미로운 2월의 속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