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5710

1월의 아침/ 허형만

1월의 아침 허형만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한줄기 빛나는 등불을 밝힌 우리의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아직은 햇살도 떨리는 1월의 아침 뜨락의 풀뿌리는 찬바람에 숨을 죽이고 저 푸른 하늘엔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 살아갈수록 사람이 그리웁고 사람이 그리울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우리네 겨울의 가슴, 나처럼 가난한 자 냉수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깨끗해진 두 눈으로 신앙 같은 무등이나 마주하지만 나보다 가난한 자는 오히려 이 아침 하느님을 만나 보겠구나. 오늘은 무등산 허리에 눈빛이 고와 춘설차 새 잎 돋는 소리로 귀가 시린 1월의 아침 우리의 기인 기다림은 끝나리라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땅도 풀리고 꽃잎 뜨는 강물도 새로이 흐르리라 우리의 풀잎은 풀잎끼리 서로 볼을 부비리라. 아아, 차고도 깨끗한 바..

1월에는 / 김춘경

1월에는 / 김춘경 먼 동이 트면 꿈틀대던 소리들이 일어나 하늘로 오른다. 시작이다 1월은 새 소망을 부르고 다진 가슴으로 외치는 희망찬 소리들 하늘높이 올라 가볍게 부서져 내린다. 떨어진 파편 한 조각 큰 울림으로 내려와 다시 가슴에 가라앉고 마음 밭에 씨를 뿌리면 작은 싹을 틔우리라. 1월에는 새로운 소망을 가지리라. 열매없는 사랑이라도 좋으리 소박한 향기를 품은 영혼의 꽃송이를 피우리라.

희망하는 기쁨/홍수희

희망하는 기쁨 홍수희 침묵하는 겨울 산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차디찬 바다 위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하필이면 더 이상은 꽃이 피지 않을 때 흰 눈 나풀거리는 동토凍土에 이글이글 새 해가 떠오르는 건 가장 어두운 좌절 깊숙이 희망을 심으라는 것 지금 선 그 자리에서 숨어있는 평화를 찾으라는 것 희망하는 기쁨,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입니다

또다시 새해는 오는가 / 이호우

또다시 새해는 오는가 이호우 빼앗겨 쫓기던 그날은 하그리 간절턴 이 땅 꿈에서도 입술이 뜨겁던 조국(祖國)의 이름이었다 얼마나 푸른 목숨들이 지기조차 했던가 강산(江山)이 돌아와 이십년(二十年) 상잔(相殘)의 피만 비리고 그 원수는 차라리 풀어도 너와 난 멀어만 가는 아아 이 배리(背理)의 단층(斷層)을 퍼덕이는 저 기(旗)빨. 날로 높는 주문(朱門)들의 밟고 선 밑바닥을 `자유(自由)'로 싸맨 기한(飢寒) 낙엽(落葉)마냥 구르는데 상기도 지열(地熱)을 믿으며 씨를 뿌려 보자느뇨 또다시 새해는 온다고 닭들이 울었나 보네 해바라기 해바라기처럼 언제나 버릇된 다림 오히려 절망(絶望)조차 못하는 눈물겨운 소망이여.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 정진하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정진하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해를 살아라. 간절한 소원을 밤마다 외쳐라. 지치면 지칠수록 더 크게 외쳐라. 더 큰 용기와 더 큰 꿈을 가져라. 가야될 인연의 길이 엇갈렸다면 후회말고 돌아서라. 꼭 그 길이 아니라도 성공으로 가는 길은 많다. 내 인연과 너의 인연이 평행선을 그으며 달려가지만 결국은 우리도 종점에서 텅빈 손으로 다시 만나리. 너무 많은 꿈을 가지고 덤비지 마라. 세상은 전쟁터요,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터다. 용서하고 화해하며 더 따뜻한 사람이 되라. 바다보다 넓고, 하늘보다 더 넓은 가슴으로 이 세상을 품어라. 새해에는 지난 날들의 악습을 버려라. 오늘 하지 못한다면 내일도 하지 못하는 법 오늘 조금이나마 전진했다면 일년 후 십년 후에는 꼭 성공하리니 조급..

새해 첫 날의 하느님/최민순 신부

새해 첫 날의 하느님 최민순 신부 우리가 당신께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모든 날은 언제라도 새 날 새 아침인 것을 다시 알게 해주시는 새해 첫날의 하느님 땅 속 깊이 내려가 채광을 시작하는 광부처럼 우리도 삶의 깊은 갱속에서 당신의 숨은 뜻을 열심히 캐어내어 갈고 닦는 은총의 한 해가 되게 하소서. 가야 할 곳도 너무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너무 많고 볼 것, 들을 것, 말할 것, 너무 많아 더욱 바쁘고 복잡해진 우리네 일상사의 고단함을 기도의 맑은 물에 적시며 우리 모두 새해에는 바다인 주님을 향해 출렁이는 강이 되게 하소서. 하늘과 산 구름과 나무 가슴에 받아 안고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웃의 슬픔과 아픔 눈물과 고뇌를 내것으로 받아 안는 어머니 같은 강이 되게 하소서. 우리 모두 새해에는 사랑으로..

새해 두어 마디 말씀 /고은

새해 두어 마디 말씀 고은 새해 왔다고 지난날보다 껑충껑충 뛰어 端午날 열일곱짜리 풋가슴 널뛰기로 하루 아침에 찬란한 세상에 닿기야 하리오? 새해도 여느 여느 새해인지라 궂은 일 못된 일 거푸 있을 터이고 때로 그런 것들을 칼로 베이듯 잘라버리는 해와 같은 웃음소리 있을 터이니 우리 아낙네들이시여 쥔 양반과 다툴 때 조금만 다투고 사랑도 그냥 사랑이 아니라 눈을 부릅떠서 지지리 못난 사내 짓 고쳐 주시압 에끼 못난 것! 철썩 불기라도 때리시압 그 뿐 아니라 우리 아낙네들이시여 우리 집만 문 잠그고 으리으리 살 게 아니라 더러는 지나가는 이나 이웃이나 잘 안되는 듯하면 뭐 크게 떠벌릴 건 없고 그냥 수숫대 수수하게 도우며 살 일이야요 안 그래요? 우리 아낙네들이시여 예로부터 변하는 것 많아도 그 가운데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