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를 위한 기도 갓난아기를 위한 기도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허락하신 이 아기를 기쁘게 맞이하면서 당신 은총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이 아기가 저희와 세상에 생기를 북돋아 주는 당신의 거룩한 선물이라고 믿습니다. 비오니, 이 아기를 맡아 키우는 저희에게 흠 없이 아이를 양육할 수 있.. 기도 하나 ~ 2007.07.02
풀잎에 쓴 편지 / 강 구 중 풀잎에 쓴 편지 / 강 구 중 이른 아침 풀잎에 누가 몰래 편지를 써 놓았다 은구슬 총총총 점자로 쓴 편지 새벽의 맑음처럼 깨끗이 살아가자고 새날의 밝음처럼 힘차게 살아가자고 동그란 이슬로 써 놓은 편지 괴로운 마음 응어리 진 마음 햇살로 솔솔 풀어 헤치고 가슴 가득 희망을 담고 사랑을 담아 풀..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7.02
마흔 살의 시 / 문정희 마흔 살의 시 / 문정희 숫자는 시보다도 정직한 것이었다 마흔살이 되니 서른아홉 어제까지만 해도 팽팽하던 하늘의 모가지가 갑자기 명주솜처럼 축 처지는 거라든가 황국화 꽃잎 흩어진 장례식에 가서 검은 사진테 속에 고인 대신 나를 넣어놓고 끝없이 나를 울다 오는 거라든가 심술이 나는 것도 아..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7.02
비오는 날 달맞이꽃에게 / 이외수 비오는 날 달맞이꽃에게 / 이외수 이 세상 슬픈 작별들은 모두 저문 강에 흐르는 물소리가 되어라 머리 풀고 흐느끼는 갈대밭이 되더라 해체되는 시간 저편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시어들은 무성한 실삼나무 숲이 되어 자라 오르고 목메이던 노래도 지금쯤 젖은 채로 떠돌다 바다에 닿았으리 작별 끝에 ..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7.02
좋은 날 / 천양희 좋은 날 / 천양희 작은 꽃이 언제 다른 꽃이 크다고 다투어 피겠습니까 새들이 언제 허공에 길 있다고 발자국 남기겠습니까 바람이 언제 정처 없다고 머물겠습니까 강물이 언제 바쁘다고 거슬러 오르겠습니까 벼들이 언제 익었다고 고개 숙이지 않겠습니까 아이들이 해 지는 줄 모르고 팽이를 돌리고 ..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7.02
호박꽃과 함께시작하는 월요일~ 호박꽃 /이해인 아이를 많이 낳아 키워서 더욱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엄마 같은 꽃 까다롭지 않아 친구가 많은 게야 웬만한 근심 걱정은 다 묻어 버린 게야 호들갑을 떨지 않고서도 기쁨을 노래할 줄 아는 꽃 사랑의 꿀 가득 담고 어디든지 뻗어 가는 노오란 평화여 순하디 순한 용서의 눈빛이.. 오늘은 2007.07.02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6.29
임이 오라시면 / 모윤숙 임이 오라시면 / 모윤숙 임이 부르시면 달려가지요. 금띠로 장식한 치마가 없어도 진주로 꿰맨 목도리가 없어도 임이 오라시면 나는 가지요. 임이 살라시면 사오리다. 먹을 것 매말라 창고가 비었어도 빚더미로 옘집 채찍 맞으면서도 임이 살라시면 나는 살아요. 죽음으로 갚을 길이 있다면 죽지요. 빈..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6.29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유월의 언덕 / 노천명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6.29
사람 찾기 / 홍윤숙 사람 찾기 / 홍윤숙 사람을 찾습니다 나이는 스물 살 키는 중키 아직 태어난 그대로의 분홍빛 무릎과 사슴의 눈 둥근 가슴 한아름 진달래빛 사랑 해 한 소쿠리 머리에 이고 어느날 말없이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삼십년 안개 속에 묘연 누구 보신적 없습니까 이런 철부지 어쩌면 지금쯤 빈 소쿠리에 백.. 좋은 시 느낌하나 2007.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