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정숙
산앵두
종일 해바라기 하다가 들켜
낯붉히며 초록 이파리 뒤 숨는데
아까 입맞춤하려다 따귀 맞은
바람이 가지 후려치고 휙 돌아선다
그 바람에
이미 농익은 이스랏*이 후두둑
풀잎이라도 파고든다
점점 달아오르는 유월의 햇살
눈에 보이는 게 없어
어린 모과열매를 마구 찔러댄다. 덩달아
신열에 생몸살 난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다가
뱀딸기 눈알 새빨갛게 핏발 세운다
밤꽃이 산 아래로 소로소로**
비린내를 내려보내면
칡넝쿨들 서로 한몸으로 엉켜
산을 오른다
* 아스랏: 앵두의 옛 이름
**소로소로: 살금살금의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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