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4,12,11)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 주님!당신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위에 있지만 짓누르지 않는, 묶지만 옭아 메지 않는, 오히려 편하게 하는 사랑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함께 지며 나누는, 함께 가며 끌어주는, 그 손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동행해 주고 길이 되어 주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 마음을 따라 살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11
동지 / 조용미 동지 조용미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우레가 땅 속에서가만히 때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비익총에 든 두 사람의 뼈는 포개어져 있을까요생을 거듭한 지금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붉고 노랗고 창백한 흰 달에 이끌려 나는 언제까지고 들길을 헤매 다니지요 사랑이나 슬픔보다더 느리게 지나가는 권태로 색색의 수를 놓는 밤입니다 하늘과 땅만 자꾸 새로워지는 날영생을 누리려 우레가 땅을 가르고 나오는적막한 우주의 한 순간입니다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10
오늘(2024,12,10)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아버지의 뜻”(마태 18,14) 주님!당신 기쁨이 제 기쁨이 되게 하소서!저를 소중히 여기시는 당신의 사랑을 알게 하소서!오늘도 “너 어디 있느냐?”하고 찾으시는 당신의 음성을 듣게 하소서!“네 형제 아벨은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시는 당신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먼저 찾아오신 당신처럼, 저도 먼저 형제에게 다가가게 하소서!제 사랑의 소중함보다 당신 사랑의 소중함을 먼저 보게 하시고, ‘당신 뜻’의 소중함을 알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카테고리 없음 2024.12.10
12월 저녁의 편지 / 안도현 12월 저녁의 편지 안도현12월 저녁에는마른 콩대궁을 만지자콩알이 머물다 떠난 자리잊지 않으려고콩깍지는 콩알의 크기만한 방을서넛 청소해두었구나여기다 무엇을 더 채우겠느냐12월 저녁에는콩깍지만 남아바삭바삭 소리가 나는늙은 어머니의 손목뼈 같은콩대궁을 만지자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9
오늘(2024,12,9)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주님!참으로 큰 기쁨입니다.제 안에 사랑이 있다는 이 사실, 참으로 놀랍고 아찔한 감미로움입니다.이제는 그 사랑에 승복하게 하소서.그 사랑 안에 머무르게 하소서.그 사랑을 퍼내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9
12월의 시 / 최홍윤 12월의 시 최홍윤바람이 부네살아 있음이 고맙고더 오래 살아야겠네 나이가 들어 할 일은 많은데짧은 해로 초조해지다긴긴밤에 회안이 깊네 나목도 다 버리며겨울의 하얀 눈을 기다리고푸른 솔은 계절을 잊고한결같이 바람을 맞는데 살아 움직이는 것만숨죽이며 종종걸음치네 세월 비집고바람에 타다버릴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데시간은 언제나 내 마음의 여울목 세월이여이제 한결같은 삶이게 하소서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8
오늘(2024,12,8)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루카 3,5) 주님!사방이 탁 트여 어디 하나 숨을 곳이 없는 곳, 발가벗겨진 광야로 불러내어 제 실상을 보게 하소서.당신의 영을 불어넣으시어제 안의 굽은 곳, 거친 길을 새롭게 하소서.오늘도 제 마음의 광야에 숨어계시는 현존으로 속삭이는 사랑의 노래를 듣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8
12월 /오세영 12월 오세영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이 지상에 깊이 잠드는 것은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허무를 위해서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안쓰러 마라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사랑은 성숙하는 것화안이 밝아오는 어둠 속으로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눈 떠라.절망의 그 빛나는 눈. 좋은 시 느낌하나 2024.12.07
오늘(2024,12,7)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주님!시달리며 기가 꺾인 이들을 측은히 여기시는 당신의 마음을 제 마음에 심으소서.제 손이 상한 갈대를 꺾지 않게 하시고, 제 말이 꺼져가는 불씨를 끄지 않게 하소서.우리 가운데 있는 그들을 더 이상은 못 본 척 무시하고 모르는 척 업신여기지 않게 하소서.병고와 세파에 시달리고 기 꺾인 이들의 바람막이가 되게 하소서.아멘. -이영근 신부 기도 하나 ~ 2024.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