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느낌하나

갯벌에 몰아치는 유월의 바람 /홍수희

종이연 2026. 6. 28. 20:35

갯벌에 몰아치는 유월의 바람

 

홍수희

 

다대포에서 시집을 읽는다

바다는 저만치 두고 주차장에 앉아

네가 두고 간 낡은 시집을 꺼내 읽는다

갯벌에 몰아치는 유월의 바람은 웅성거리며

어찌 내게로만 몰려오는가

바람구멍 하나 갖지 못한 나

개펄에 작은 구멍 하나 뚫고

게처럼 옆으로 자꾸 비켜가다가

잊었던 네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어느 때

쏘옥 숨어버리고 말까

망설이다 망설이다

뼛속을 파고드는 유월의 바람

하! 수상하여 바다는 저만치 두고

책갈피가 붉은 시집을 꺼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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