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4 2

유월 /정숙

유월 정숙 산앵두종일 해바라기 하다가 들켜낯붉히며 초록 이파리 뒤 숨는데아까 입맞춤하려다 따귀 맞은바람이 가지 후려치고 휙 돌아선다그 바람에이미 농익은 이스랏*이 후두둑풀잎이라도 파고든다점점 달아오르는 유월의 햇살눈에 보이는 게 없어어린 모과열매를 마구 찔러댄다. 덩달아신열에 생몸살 난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다가뱀딸기 눈알 새빨갛게 핏발 세운다밤꽃이 산 아래로 소로소로**비린내를 내려보내면칡넝쿨들 서로 한몸으로 엉켜산을 오른다 * 아스랏: 앵두의 옛 이름**소로소로: 살금살금의 옛말

오늘(2026,6,24)의 말씀에서 샘솟은 기도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루카 1,66) 주님!정녕 당신께서는 당신 손길로 저를 보살피셨습니다.제가 찾기도 전에 저를 찾아오셨고, 알아보지 못하여도 늘 함께 하셨습니다.제가 응답하지 않아도 돌보아주셨고, 배척할 때도 떠나지 않고 늘 품고서 기다리셨습니다.고통과 상처를 눈물로 씻어주시고, 좌절과 실망에 빠졌을 때는 바닥이 되어 떠받치셨습니다.침묵으로 견디는 법을 가르쳐주시고, 제 심장에 들어와 당신 손길의 지문을 새기셨습니다.하오니, 주님!이제는 제가 당신의 손길이 되어 맡겨진 이들을 보살피게 하소서. -이영근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