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사람들과 약속을 하다가 보면
나중에 그쪽에서 아 약속이 있었는데 잊어버렸네
미안해 그 약속이 먼저니
다음에 하자 하는 소리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나는 약속을 그렇게나 많이 안하고 사는 사람이라서
저 사람은 약속도 참 많구나
그래서 잊기도 하나봐 하고 생각도 해봤죠.
그러면서 어떻게 약속이 있는 걸 잊는다니? 하면서 잊어버림을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대녀들이랑 안나랑 만나는 모임이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만나는게 아니라
대녀 리디아가 마트에서 일을 하니 쉬는 날 우리가 맟추어서 만나는 거고
또 한참 농사일이 바쁠 때는 또 못만나고
넘어갔다가 한번 시간을 내서 만납니다.
지난 달에도 못만났고 해서
이달에는 꼬옥 만나자고 했는데
이달에도 농사 일은 끊이지를 않네요.
(시월에 다 따낼 예정이었던 사과가 시월에 비가 많이오고 안익었는데
11월인 이달에 계속 온화하게 따뜻한 날이 계속되어서
사과를 늦게야 따고 김장도 늦어졌습니다
김장이 늦어진다는 것은 밭에 있는 푸름이들을 정리해놓고
그래서 겨우 해놓은 약속이 28일입니다.
바오로씨가 입술이 심하게 부르트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계속된 일에 그렇겠지요
나역시 뭘 했냐고 물으면 딱히 뭘 했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쉬임없이 일을 했습니다
가을 겆이를 해놓으면 뉘를 고르고 쭉정이를 고르는 일이 나의 일입니다.
계속 되는 일에
이상하게 머리가 돌이 되는 기분이 듭니다.
무언가 생각이 원활하게 안돌아가고 멍하다고 할까?
이런적은 없었는데 왜이러나 싶기도 해서
다음주에는 제주에나 가서 좀 걷다가 맛있는 것도 먹고
좀 쉬다가 올까 했더니
아무 말이 없길래 ..힘든가 보다 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비행기표 샀냐고 묻네요.
아니 안샀어 했더니
사지 그래 나가서 좀 쉬다 오자 하는군요.
그래? 얼른 비행기표를 사놓고
이번에는 어느쪽에서 잘까 하다가
춥다가
초가을 날씨라는 예보의 오늘은
나가서 꽃밭의 시들은 잎사귀들을 잘라내보자 하고
꽃밭에 앉았더니
그 때서야
생각이 나네요
내가 정한 28일..
내가 한 약속을 잊고서...
이럴 수가?
이박삼일로 돌아오면 또 너무 짧은 것 같아서
카톡방에 이만저만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미안하다고 글을 올렸더니
잘 다녀오고 다음에 만나자고 하는군요.
너무나 미안해서
어쩌나 ...
'일상의 행복 > 옛날 일은 또렸한데 근자의 일은 또 아마득한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체를 모셨습니다 (0) | 2026.06.07 |
|---|---|
| 택배를 주문해 놓고 (0) | 2025.12.10 |
| 멍 (0) | 2025.10.16 |
| 기차표 예매를 앞두고 기억하다가는 (0) | 2025.09.20 |
| 기차표 (9) | 2025.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