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른, 또는 너무 늦은 너무 이른, 또는 너무 늦은 사랑에도 속도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솔잎혹파리가 숲을 휩쓰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한 순간인 듯 한 계절인 듯 마음이 병들고도 남는 게 있다면 먹힌 마음을 스스로 달고 서 있어야 할 길고 긴 시간일 것입니다 수시로 병들지 않는다 하던 靑靑의 숲마저 예민해진 잎살을 마..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맨드라미에게 부침 맨드라미에게 부침 언제나 지쳐서 돌아오면 가을이었다. 세상은 여름 내내 나를 물에 빠뜨리다가 그냥 아무 정거장에나 툭 던져놓고 저 혼자 훌쩍 떠나가버리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고개를 들고 바라보면 나를 보고 빨갛게 웃던 맨드라미 그래 그런 사람 하나 만나고 싶었다. 단지 붉은 잇몸 미소만으..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아침마다 눈을 뜨면....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님 - 사는것이 온통 어려움 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마음놓고 마음놓고 놓은 줄도 모르게 마음놓고 있으니 아, 모든 마음이 생기는구나 지금은 마음 못놓게 하는 일 마음 못 놓게 하는 자도 다 마음 놓이는구나 사랑도 무슨 미덕도 내 꺼라고 안할 수 있을 때 나는 싸울 수 있으리 내 바깥에서만 피어나는 사랑도 미덕도 만나리 마음놓고 자꾸 모든 마음이 생긴다면..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민들레꽃 민들레꽃 -조 지 훈-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距離)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슬픔에게 슬픔에게 그대가 물밀듯 파도쳐오면 나는 물 밑 낮은 물풀로 흔들리겠네 어느 한 땐들 그대 내 곁에 없었으랴 그대 속에서 나는 물풀처럼 내 온몸 흔들어 춤출 수 있어 그대를 연주할 수 있어 나는 비켜가거나 얼굴 돌리지 않겠네 그대 속에서 그대의 멱살을 껴안고 그대 웅숭깊은 눈을 들여다보면 발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쓸쓸함이 따뜻함에게 쓸쓸함이 따뜻함에게 언제부턴가 나는 따뜻한 세상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추운 거리에서 돌아와도, 거기 내 마음과 그대 마음 맞물려 넣으면 아름다운 모닥불로 타오르는 세상, 불그림자 멀리 멀리 얼음짱을 녹이고 노여움을 녹이고 가시철망 담벼락을 와르르 녹여 부드러운 강물로 깊어지..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저녁 안부 저녁 안부 금호강 가에 저녁놀이 떨어집니다 일하던 사람들은 일손을 풀고 문패없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우엉잎도 돌나물도 찾아볼 수 없는 밤이 울고싶은 사람만 마음놓고 울 수 있는 밤이 처마를 누르며 찾아듭니다 거친 들판에는 아무도 씨 뿌리지 않고 풀잎의 얼굴을 한 사람들만 미농지같은 잠을 ..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
풀잎에 기대어 풀잎에 기대어 풀잎에 기대어 풀잎이 되어 온몸에 이슬을 묻히고 저녁을 지내고 싶다. 조용히 별 아래 이름없는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고 살고 싶다. 그것은 울음이 아니다. 소리 없이 울다가 그 끝에 이른 것이 아니다. 누구의 울음의 보석이 밤에 풀잎 위에 뜨거운 피구슬로 쏟아져 피어 내가 울고 있.. 좋은 시 느낌하나 2008.03.13